“고리 끊자” 靑, 피랍 다음날 무력진압 결정

입력 2011-01-24 00:26

건국 사상 초유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은 지난 16일 청와대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피랍 다음 날 오전 외교안보수석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이대로 두면 해적의 공격이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고리를 끊기 위해 이 대통령에게 무력 진압을 건의하자고 결론이 났다”고 23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걱정을 많이 했으나 앞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감수할 수밖에 없어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출작전을 펴기로 가닥을 잡은 정부는 먼저 피랍 선박 회사인 삼호해운에 동의를 구했다. 불과 두 달 전에 950만 달러(한화 100억여원)의 거액을 주고 피랍 삼호드림호를 인도받았던 이 회사는 순순히 동의했다고 한다. 이어 군이 미국을 비롯한 우방의 도움을 받아 치밀한 작전 계획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작전 당일인 21일 청와대 지하 벙커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실 상황실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작전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작전이 무위로 그친 18일 이후 내리 사흘 밤을 새운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해군작전사령부 지휘통제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작전을 독려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의 이름인 ‘아덴만 여명’은 한민구 합참의장이 작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작전계획을 짜는 도중 한 의장이 “작전명을 뭐라고 하면 좋겠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여러 사람들이 선뜻 답을 하지 않자 자신이 답을 내놓았다. 작전 해역이 아라비아만에 더 가깝지 않느냐는 점이 잠깐 논란이 되긴 했지만, 국민들이 청해부대 활동지역을 아덴만으로 인식하고 있고 ‘여명’도 공격시간에 대한 암시와 동시에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여러 안 가운데 ‘아덴만 여명’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장은 육군총장 시절 아이티 파병 부대의 이름 ‘단비부대’를 작명하기도 했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