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비자금’ 정관계 정조준… 檢, 구속 이호진회장 압박
입력 2011-01-23 18:10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을 구속한 검찰이 23일 태광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정조준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구속된 이 회장을 상대로 태광그룹이 3000억원대 비자금을 동원해 방송·금융 관련 부처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해 궁지에 몰린 이 회장을 압박하고 비자금 용처와 관련해 결정적인 진술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관계 로비 수사의 핵심은 2009년 5월 태광그룹의 유선방송사업 계열사 티브로드가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큐릭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 자금을 건넸는가 여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 등에 돈을 뿌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오용일 태광산업 부회장 등 최측근 인사들을 다시 불러 비자금 용처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청와대 행정관 성접대’ 파문으로 퇴사한 케이블 계열사의 팀장급 직원이 조직적 로비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태광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광산업 전 사외이사인 전성철 변호사가 제기한 태광의 쌍용화재(현 흥국생명) 인수 당시 금융감독원 특혜 의혹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