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카드발급 급증… 채무건전성 악화 ‘제2 대란’ 우려

입력 2011-01-23 18:04


저신용등급자들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크게 늘면서 가계 채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23일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0등급 신용등급 분류에서 저신용으로 분류되는 7등급 이하의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늘었다. 특히 ‘주의 등급’에 해당하는 7·8등급의 카드발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의 등급자들은 주로 저신용 업체와 거래가 많고 단기 연체 경험이 많아 신용도 하락이 예상되는 대상자들이다.

7등급의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2009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약 11만2000건과 12만8000건이었으나 지난해 들어 14만2000건, 17만5000건, 3분기 18만건 등으로 매분기 크게 늘었다. 8등급도 2009년 3분기와 4분기에는 2만건에도 못 미쳤으나 지난해 1분기에는 약 2만3000건에서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2만9000여건 가까이 증가했다.

‘위험 등급’인 9·10등급도 전년도에 비해 증가세를 보였다. 9등급은 2009년 3분기 신규 발급이 5005건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6571건으로, 10등급은 1707건에서 1986건으로 각각 늘었다.

반면 신용상태가 좋은 1∼6등급의 카드발급 건수는 지난해 2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3분기에는 다소 줄어들었다. 카드를 통한 신용대출인 카드론의 경우는 2009년 1∼9월 12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조9000억원으로 40.1%나 급증했다. 카드업계가 금리를 낮추고 영업을 확대하면서 카드론 실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 경우 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금융감독원은 추정했다. 문제는 카드 신규 발급과 카드론의 급증세가 서민가계대출의 채무건전성을 악화시켜 제2의 카드대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현재 가계가 보유한 전체 대출의 채무건전성지수는 ‘위험(73.8)’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평가지수는 80 미만이면 ‘위험’으로 평가한다. 이 지수는 지난해 1분기 81.2, 2분기 74.8에 이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