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성공] 시간대별 상황… 4:58 작전 개시→6:30 선교 장악→9:56 임무 완수

입력 2011-01-24 00:20


아덴만이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인 21일 새벽 3시30분(이하 현지시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는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가라카드를 향해 8노트의 속도로 남하하고 있었다. 그 시각 삼호주얼리호로부터 4.3㎞ 떨어진 곳에서 기동 중이던 청해부대 최영함에서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구출하기 위한 ‘아덴만 여명작전’ 준비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새벽 4시43분. 청해부대장 조영주 대령은 부산에 위치한 해군작전사령부에 전투배치 완료를 보고했다. 파고 1m, 시정 7마일, 풍향·풍속 남동풍 7노트로 기상상태가 양호했다. 아덴만의 당일 여명 시각은 오전 6시41분이었다.

4시58분 마침내 최영함에 탑재된 고속단정이 캄캄한 밤바다를 향해 내려가면서 작전이 시작됐다. 5시12분 삼호주얼리호 상공을 기동하며 해적의 동태를 살피던 미 해군의 P-3C 해상초계기에서 “좌현 선미 3명, 선교에 4명, 중갑판 4명이 식별됐다”고 알려왔다. 최영함은 5시17분에 오른쪽으로 함수를 돌렸다. 해적의 감시를 피해 우현 쪽에서 고속단정 3척이 바다에 안착했다.

링스헬기가 5시23분 최영함에서 이륙했다. 최영함에서는 곧바로 상선검색망으로 삼호주얼리호를 호출한 뒤 “삼호주얼리호 선원 여러분, 잠시후 우리 해군이 여러분의 구조를 위해 공격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안전구역으로 대피하고, 외부로 나오지 마십시오”라고 우리말 경고방송을 두 차례 실시했다.

5시40분 링스헬기의 K-6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주 타깃은 삼호주얼리호의 레이더와 통신안테나였다. 또 갑판과 선교를 조준해 위협사격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선교의 해적 1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 최영함도 삼호주얼리호 좌현 1.8㎞까지 접근해 위협사격을 가해 해적의 혼을 빼놨다.

이 사이 고속단정에 대기 중이던 해군특수전여단(UDT/SEAL) 작전팀은 삼호주얼리호를 향해 돌진했다. 오전 6시9분, 15명으로 이루어진 2개 공격팀 중 2번 팀이 선미 갑판에 오르기 시작했다. 작전의 성패를 가르는 최대 고비였다. 6분 뒤 15명이 모두 무사히 갑판에 올랐다. 작전개시 1시간17분 만이었다.

이후 작전팀의 본격적인 해적제압과 선원구출이 시작됐다. 작전팀은 외부 갑판에서 선교가 있는 구조물(데크하우스)로 진입해 갑자기 나타난 해적 1명을 사살하며 6시30분 선교를 완전 장악했다. 이때 무릎과 복부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석해균 선장을 발견, 미군에 후송을 요청했다. 작전 상황은 작전팀 방탄헬멧에 달린 영상카메라(카이샷)를 통해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에 중계됐다.

작전팀은 계속해 기관실과 격실을 수색하며 해적소탕 작전을 벌여 해적 4명을 쓰러뜨렸다. 6시35분에는 선장실 주변에 있던 해적 두목을 사살했다. 작전팀은 삼호주얼리호의 격실 57개를 일일이 체크해 가면서 남은 인질을 구해냈고, 오전 9시 이후 추가로 2명의 해적을 생포했다. “코리가 드헤그, 에스디힙. 에스타그 하디칼레 완코 투칸(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줄 것이다).” 청해부대는 네덜란드 해군과 협조해 미리 녹음한 소말리아어 투항 권유 방송을 실시했다.

마침내 오전 9시56분, 해적에 잡힌 인질 21명이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해적 8명이 사살되고, 5명이 생포됐다. 조 청해부대장은 해작사에 “아덴만 여명작전을 완료했습니다. 인질 21명 전원구조. 아군 피해 전혀 없음.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고 보고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