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돼지고기값 폭등·한우값은 내려
입력 2011-01-23 17:54
구제역 파동으로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엇갈리고 있다. 돼지고기 값은 급등세지만 한우 값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내리는 모양새다. 업계는 사육 및 살처분 두수와 전염속도의 차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일 삼겹살 100g 가격을 1380원에서 1680원으로 21.7% 올렸다. 이마트는 구제역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을 막고 축산농가를 돕는다는 취지에서 지난달 2일부터 삼겹살을 1380원에 팔았다. 하지만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급등하자 가격을 올린 것이다.
지난 2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돼지 지육(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원료육 덩어리) 가격은 7176원으로 구제역 발생 전인 지난해 11월 19일 3773원보다 90% 급등했다.
반면 한우 가격은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한우 지육은 지난해 11월 19일 1만4100원에서 지난 21일 1만5296원으로 8.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소매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이마트에서 1등급 한우(등심)는 100g당 7450원에서 5600원으로 30%가량 내렸다.
구제역이 확산되는 가운데 돼지고기와 한우 가격이 이처럼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육 및 살처분 두수와 전염속도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구제역 발생 이전 한우 사육두수는 사상 최대 수준인 약 280만 마리로 공급물량이 넉넉한 상황이었다. 또 한우는 돼지에 비해 구제역 전염속도가 떨어져 살처분 두수가 약 14만 마리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에 비해 돼지는 한우보다 빠르게 구제역이 퍼지면서 지금까지 216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특히 상당수 돼지도축장이 폐쇄되면서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돼지마저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생닭 1마리 도매가는 2100원 수준으로 AI 직전 1600∼1700원보다 2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