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성공] ‘숨은 주역’ 석해균 선장 수술 뒤 안정
입력 2011-01-24 00:21
이종명 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부장은 23일 언론브리핑에서 오만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의 용기 있는 행동을 소개했다.
석 선장은 해적들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기관사와 모의해 엔진오일에 물을 타는 등 배의 정상적인 기동을 방해했다. 이 때문에 석 선장은 해적들로부터 수차례 가혹행위를 당해 왼쪽 어깨와 무릎에 골절상을 입었다. 해적들은 석 선장을 포함한 인질들에게 식량이나 음료수 공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고통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석 선장은 항로를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적에게 저항했다.
지난 21일 우리 군의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해적들은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석 선장을 찾아내 보복했다. 이 부장은 “작전 당시 우리 선원들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던 해적이 이불을 하나씩 들춰가며 석 선장을 찾아낸 뒤 AK 소총으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며 “이 해적은 생포된 상태”라고 말했다.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은 오만 남부 술탄 카부스 병원으로 이송된 뒤 3∼4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현지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석 선장의 몸에서 총탄을 제거한 뒤, 골절상을 입은 왼쪽 팔과 양다리에 깁스를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한때 석 선장의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청해부대 군의관인 정재호 중위 등 군 장병 3명이 헌혈을 하기도 했다. 석 선장은 현재 집중치료실에서 계속 안정제를 투여받으며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석 선장은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총상으로 인해 대퇴부와 다리 부분 살점이 떨어져 나가 감염이 우려되고 골절상에 대한 추가 고정 시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대응팀은 추가 수술을 위해 현지 진출 한국기업 직원들에게 혈소판 헌혈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