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성공] 평소 UDT 훈련 이렇게… ‘평시도 전시처럼’ 맞춤형 지옥훈련의 힘
입력 2011-01-23 22:18
아덴만 ‘여명 작전’이 성공한데는 해군특수전여단(UDT/SEAL)이 평소 실시해 온 ‘맞춤형 훈련’의 힘이 컸다. 해군은 23일 “청해부대 6진 검문검색팀으로 출동한 UDT 대원들은 출동 한 달 전부터 현지 환경을 감안한 맞춤형 훈련을 단계별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공격팀, 저격팀, 특수고속단정(RIB)팀 등 임무별로 팀을 짠 뒤 해적 소탕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술을 연마했다. 이들은 실전 작전 투입 경험이 있는 UDT 대원들과 함께 통로 개척과 내부 진압, 고속단정 접근·이탈 및 전술항해술 등 전술 토론을 거쳤다. 이를 통해 팀원 하나하나가 전술을 완벽히 숙지했고, 2주간 종합훈련을 반복해 팀워크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것이다. 대원들은 파병 전 8주간 실시되는 해상 대테러 전문과정을 이수해 테러 대비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아덴만 현지에서도 훈련은 계속됐다. 매일 새벽 2시간씩 체력 훈련을 시작으로, 실제 상황에 대비한 유형별 반복 훈련을 빼먹지 않았다. 특히 이 지역의 너울성 파도를 감안해 그네 장치에서 회전 사격과 거리별 무조정사격 등 사격 훈련을 집중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좁은 선박 통로와 격실 등 작전 환경을 감안해 권총과 나이프 등을 이용한 격실 내 교전에 대비한 훈련도 철저히 했다.
해군은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해상에서 우리 선박의 납치 상황을 가장한 해상 대테러훈련을 언론에 공개했다. 9000t급의 군수지원함 천지함을 피랍 선박으로 가정해 이를 구출하는 훈련으로, 사실상 아덴만 작전의 재연이나 다름없었다.
현장에서는 고속정과 고속단정 각 2척과 링스헬기와 UH-60헬기가 구조팀 역할을 맡았다. 링스헬기가 납치 통보를 받고 천지함으로 접근해 납치범들을 확인한 뒤 위협 비행을 이어갔다. 이어 고속정 2척이 천지함의 이동을 저지하는 동안 UDT 대원 20여명을 태운 고속단정 2척이 천지함으로 접근했다. UDT 요원들은 선박 내부 상황을 파악한 뒤 선미 쪽으로 접근키로 하고 접근해 사다리를 고정시켰다. UDT 대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선박으로 오르는 순간, UH-60헬기에서도 UDT 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낙하했다. 대원들이 함교를 장악한 뒤 기관실 등 주요 격실을 접수해 납치범을 제압하는 것으로 훈련은 마무리됐다.
UDT는 한국전쟁 이듬해인 1954년 6월 수중파괴대로 출범했다. 이후 폭발물 처리(68년), 전천후 타격(76년), 해상 대테러(93년) 등의 임무가 부여되면서 육·해·공 어디에도 출동 가능한 전천후 특수부대가 됐다. 고무보트로 150㎞를 이동하고, 고무보트를 머리에 인 채 육상에서 60㎞를 행군하며, 수십㎞에 달하는 전투 수영 등 24주간의 기초 체력 훈련은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지옥 훈련으로 유명하다. ‘불가능은 없다’는 부대 모토처럼, 이런 훈련으로 체력은 물론 군인 정신까지 무장해 ‘최고의 인간병기’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