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레이더·원격조종 물대포… 요새형 선박 뜬다

입력 2011-01-23 17:38


삼성중공업은 23일 조타실에서 해적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가능한 ‘해적 퇴치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측은 “주변 선박들의 위치만 확인할 수 있는 기존 레이더에 비해 우리가 자체 개발한 레이더는 해당 선박으로부터 10㎞ 이내에 있는 다른 선박들의 거리와 속도, 이동방향 등을 분석해 해적 의심 선박을 자동 판별할 수 있다”며 “해적선으로 추정되면 선실에 경보를 주고 표적추적 기술을 이용, 의심 선박의 위치를 추적한다”고 말했다.

또 시각 감시장비 나이트 비전은 밤에도 고화질의 적외선 영상으로 의심 선박을 추적할 수 있다.

특히 해적선을 따돌리는 데 실패했을 경우 원격 조정되는 최대 수압 10bar(㎠당 10㎏의 힘이 가해지는 압력)의 물대포를 이용, 해적의 접근을 막도록 했다. 이 물대포는 해적 및 해적선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고 유효 사거리가 70m에 달한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원이 갑판 위에서 직접 조작하는 기존 물대포는 해적의 총격에 노출되기 쉬웠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CCTV를 이용, 선원들이 조타실 등에서 안전하게 물대포를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건조하는 모든 선박에 이 통합시스템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 수주 경쟁력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박 운항 및 제어시스템과 연계한 해적 퇴치 통합시스템 개발은 업계 최초”라며 “해적 상습 출몰지역인 인도양을 항해하는 선박이 세계적으로 1만여척에 달하는 만큼 선박과 선원 보호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