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회 2011 주제는 ‘글로벌 시대의 한국 신학’

입력 2011-01-23 17:15


국내 기독교 학회들이 올해 주제를 ‘글로벌 시대의 한국 교회’로 정하고 다양한 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다(표 참조). 2년 후로 다가온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가 이 같은 주제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WCC에 대한 찬반 논란을 넘어 세계 교회 속 한국 교회의 역할을 조명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지역에 드리운 신냉전 구도를 신학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이기도 하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는 ‘글로벌 시대의 한국 신학’을 올해 주제로 선정했다. 오는 10월 기독교학회 산하 13개 학회가 관련 주제를 가지고 공동 총회를 연다. 학회 총무 위형윤 안양대 교수는 “한국 교회가 그동안 토착신앙·전통신앙을 고수하느라 서구 신학과의 교류가 부족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서구 신학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 신학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조직신학회(회장 윤철호 장신대 교수)는 ‘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오는 4월과 5월 잇따라 국제신학대회를 개최한다. 한국기독교학회의 주제인 ‘글로벌 시대의 한국 신학’과 연관을 지은 것이다. 조직신학회 총무 정홍열(ACTS) 교수는 “지난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북한의 핵무장화 위협, 중국의 무력 증강 등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극도로 불안해지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위해 한·중·일 신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윤리학회(회장 임성빈 장신대 교수)는 한국 사회의 트렌드가 되다시피 한 ‘정의’에 초점을 맞춘다. 5월에 개최하는 학술대회는 정의에 대한 일반 철학과 기독교의 관점을 비교·대조하는 자리다. 임성빈 교수는 “최근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가 맞닥뜨린 현실은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의와 정의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기독교적 의와 정의에 대한 담론은 약육강식, 강자필승이라는 글로벌시대의 폭주를 막아줄 브레이크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실천신학회(회장 위형윤 안양대 교수)와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심창섭 총신대 교수)는 WCC 부산 총회와 관련한 주제를 다룬다. 실천신학회는 개신교와 동방정교회, 성공회가 함께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WCC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5월엔 한국 교회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신학자와 목회자 간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개혁신학회는 ‘WCC와 개혁신앙’을 주제로 오는 5월 정기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

한국설교학회(회장 정인교 서울신대 교수)는 세계 설교학계의 흐름을 조망한다. 쌍방향, 청중 고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 등 최근 등장하고 있는 설교의 새로운 패턴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위한 새로운 설교의 역할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한국목회상담학회는 글로벌 시대의 여성문제와 빈부격차에 대한 목회적 접근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갖는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목회자의 성윤리를 다루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상담학회 총무 이희철(서울기독대학) 교수는 “이것은 세속주의가 한국 교회에 침투한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목회자만이 아니라 평신도의 입장에서 목회자의 성윤리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심각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신재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