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사탐·과탐 통폐합안 백지화… 탐구영역 각각 2과목으로 축소

입력 2011-01-21 21:28

올해 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이 치르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에서 각각 2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게 된다. 사탐·과탐 영역 통폐합안이나 제2외국어·한문을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은 사실상 백지화됐고, 수능 연 2회 실시 방침은 무기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잠정 결정하고 26일 개편 최종안을 발표키로 했다.

잠정안에 따르면 탐구 영역은 현재와 같은 과목 수를 유지하는 대신 수험생들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 각각 2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현재 최대 4과목씩 선택하는 것에서 절반을 줄인 것이다. 제2외국어와 한문도 현행대로 수능 시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교과부는 당초 지난해 8월 발표한 개편시안에서 2014학년도 수능부터 사회탐구를 11과목에서 6과목으로, 과학탐구를 8과목에서 4과목으로 통합한 뒤 각각 1과목만 선택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수능 과목을 ‘언어·수리·외국어 영역+탐구영역 한 과목’으로 한정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사교육 파이’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개편안 발표 이후 권역별 공청회 등을 거치면서 교과부는 탐구영역 통폐합안을 철회키로 방침을 수정했다.

학계와 교육계에서 과목 통합에 따른 교과의 독립성 훼손 및 수업 파행, ‘국·영·수 편중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국·영·수 비중을 높이는 수능제도 개편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 상충될 뿐 아니라 선행학습을 더욱 강하게 조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총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사들의 81.1%가 ‘교육과정 파행 우려 및 다양한 교과 훼손’ 등의 이유로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이런 이유로 교과부는 탐구영역 통폐합안을 철회하는 대신 탐구영역 과목 수를 2과목으로 줄여 학습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절충안을 마련한 셈이다.

교과부는 또 당초 2014학년도 대입부터 수능 횟수를 연 2회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시 시점을 무기한 연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11월에 15일 간격으로 수능을 두 차례 치를 경우 수험생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럴 경우 개편시안 내용 중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을 난이도에 따라 A형(현행보다 쉬운 수준)과 B형(현행 난이도)으로 구분해 ‘수준별 시험’이 가능하도록 한 부분만 남게 된다. 1994년 수능 도입 이후 ‘20년 만의 대수술’로 평가받던 수능 개편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수준별 시험은 학력 수준, 지망학과 등에 따라 응시생이 난이도가 다른 시험을 영역별로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개편시안이 발표된 후 큰 이견은 없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