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디로?…금융권 인사 촉각

입력 2011-01-21 21:33

금융권 ‘새판짜기’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형 금융지주사 회장과 금융당국 수장의 임기 만료를 시작으로 현재 공석인 청와대 경제수석과 국책은행장 인선까지 맞물리면서 역대 손꼽히는 거대한 퍼즐 맞추기가 시작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각종 인수·합병(M&A)으로 인한 금융권 ‘빅뱅’이 예정돼 있는 만큼 변수가 다양해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재한 대형 변수들=올해 금융권 인사의 최대 특징은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으로 인해 공석이 된 경제수석의 후임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백용호 정책실장이 겸임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방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산은지주·수출입은행 등의 공직 기관장 자리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내분사태를 겪었던 신한금융지주도 가세했다. 신한금융은 오는 29일 차기 회장의 우선협상후보군을 확정할 예정이다. 라응찬 전 회장이 장기집권하며 단 한 번도 관료출신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신한금융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사다.

3월 말 일제히 임기가 만료되는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회장·행장 자리 역시 연임 여부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하나금융은 3월 주주총회 전 외환은행 인수 성사 여부에 따라 김승유 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다음 달 재개되는 민영화 작업의 성과가 이팔성 회장의 연임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어디로? 금융권 촉각=민간 금융지주사의 인사는 일단 ‘관가’ 인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의 후임으로는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한 가운데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의 후임에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과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금감원장에서 낙마하는 사람은 현재 공석인 수출입은행장이나 3월 주주총회 전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민유성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 후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청와대 경제수석의 후임 인선에 따라 재정부 인사를 포함한 연쇄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금융지주사 차기 회장을 두고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사 회장에 모두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강 위원장은 스스로도 민간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신한금융이 후임 회장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민영화가 진행 중인 우리금융 회장의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원만하게 우리금융을 이끌어온 이 회장도 연임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한금융 회장은 류시열 회장 대행과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가 유력한 가운데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등 신한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 회장은 사실상 3월 주주총회 전 외환은행 인수가 어려워지면서 마무리를 위해 김 회장의 유임이 예상되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