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 예상보다 좋아질 것”… 한은 총재 등 낙관론 솔솔

입력 2011-01-21 18:13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 경제가 최근 완전히 달라져 3.5%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19일과 21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 2009년 4분기부터 팽창기가 시작됐으며, 올해 5% 성장률 예측에도 상방 위험(더 높아질 확률)이 있다.”(20일 미국 컨설팅 그룹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앨런 사이나이 회장)

올해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란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가능성이 복병으로 남아 있지만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연 5% 내외로 전망했고, 한국은행 연 4.5%를 비롯, 대부분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4%대 초·중반을 예상했었다.

국내 경기 낙관론의 배경은 미국 경기 회복세다. 미국 경기는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침체) 우려를 딛고 지난해 말부터 강한 회복세를 타면서 당초 2%대에서 최근 3∼4% 성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2월 예상보다 높은 1.0%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미국 민간 경제조사 단체 콘퍼런스보드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6개월째 상승세다.

새해 들어 선박, 자동차 중심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274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55.9% 늘며 연초 20일간 수출 규모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67억5000만 달러로 7억4000만 달러 무역흑자를 냈다.

그러나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 등 성장률을 떨어뜨릴 요인이 있는 데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21일 “미국이 양적완화(유동성 공급)를 강하게 추진하면서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괜찮아 보이지만 탄탄대로를 갈 것 같지는 않다”며 “3.8%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가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있지만 5%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