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삼호해운 등 표정] 선원 가족들 “지옥서 살아 돌아온 것 같다” 환호

입력 2011-01-22 01:14


삼호주얼리호 선원 가족들과 선사인 삼호해운 임직원들은 21일 우리 해군이 소말리아 해적을 물리치고 무사히 선원들을 구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했다.

아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해 온 선원 최진경(25·3항사)씨의 어머니 김미선(50)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배를 탄 지 겨우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납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며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고 심정을 전했다.

선장 석배균(58)씨의 아들 현욱(36)씨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방송을 통해 구출 소식을 듣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며 “아버지가 부상을 당했지만 선원 모두 무사하게 구출됐다니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에 의료진으로 승선한 김두찬(61)씨의 아들 동민(28)씨는 “무척 걱정을 했는데 무사히 구출됐다니 정말 다행스럽다”며 “가족 모두 그동안 마음고생을 너무 많이 했는데 아버지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돼 고맙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관장 정만기씨의 사위 윤승준(28)씨는 “장인이 납치된 이후 아내가 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구출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선원 21명이 모두 구출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삼호해운 임직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삼호해운 측은 피랍 초기 한 차례 선장과 통화했을 뿐 이후 위성통신이 끊겨 선원들의 안전은 물론 군의 구출작전 실행 여부 등 정보 파악을 못해 애를 먹었다.

삼호그룹 신용주 회장은 “6일 동안 선원 가족은 물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부상한 선장의 빠른 회복은 물론 선원과 가족들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선사 소속으로 216일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지난해 11월 6일 풀려나 귀국한 삼호드림호 김성규(57) 선장은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해적들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독주를 마신 채 선원들을 폭행하고 협상 진전 등을 요구하는 등 그때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앞으로도 납치사건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소말리아 해적에 억류 중인 어선 금미305호는 이번 구출작전으로 억류상태가 장기화되는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금미305호는 한국인 2명 등 43명을 태우고 지난해 10월 9일 케냐 해상에서 조업하다가 납치됐다. 정부는 삼호주얼리호 피랍 당시 선사와 가족들이 해적 측과 협상 시 개입하지 않고 선원들의 석방금도 지급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화순·부산=이상일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