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시대 열리다-④ 차이메리카의 경제] 美, 경제 발전·일자리 창출-中, 지속적 성장 ‘의기투합’
입력 2011-01-21 18:20
미국과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 최강의 ‘경제 파트너십’ 구축을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환율과 무역불균형 등 갈등과 마찰은 최소화하고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촉진키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선진국과 최대 개발도상국인 두 축을 중심으로 국제경제도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경제 동반자 관계=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에서 ‘상호 존중과 호혜의 협력적인 경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환율과 무역불균형 문제 등 갈등 부분에 대해선 다소 원칙적인 입장만 표명했다. 반면 광범위한 경제협력을 촉진하자는 데는 적극 합의했다.
미국의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중국의 지속적인 고속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양국 간 경제협력이 절실하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미국의 정책 중심이 위안화 절상에서 시장개방 확대로 옮겨갔다”고 보도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칭화대 중·미연구센터 저우스젠(周世儉)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이 함께 번영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경제 파트너십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중국은 정상회담에 맞춰 4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 구매 및 투자계획을 밝혔다. 또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및 미국제품 차별시정 노력을 약속하고 정부 모든 기관이 합법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감독, 그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미국은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포함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지지했다. 또 중국이 그동안 요구해 온 국제통화기금(IMF)과 다자개발은행(MDBs)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적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국제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고, 보호주의 반대를 위한 추가 조치들을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잠재돼 있는 환율과 무역불균형 등에 대한 갈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경제 파트너십이 정착되기까지는 진통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미 경협 이미 600억 달러 넘어서=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 및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450억 달러 외에 추가로 경제협력이 이뤄지면서 경협 규모가 이미 6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보잉사 항공기 200대 구입(190억 달러) 외에 중국은 249억 달러 상당의 무역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 12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외에 투자계약이 총 51억 달러로 미국의 대중국 투자는 18억6000만 달러, 중국의 대미 투자는 32억4000만 달러다.
박한진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은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450억 달러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양국 간 엄청난 규모의 추가 프로젝트가 속속 드러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둥(廣東)성 선전의 최고 자산가인 리예(立業)그룹 린리(林立) 회장과 상하이 국금투자유한공사 왕궈진(王國金) 회장은 미국 금융사 및 부동산 회사들과 투자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롄(大連)에 15억 달러 규모의 상업부동산을 개발 중인 한 문화산업그룹은 할리우드로 가서 2억5000만 달러 상당의 영화관 설비 구매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