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이후-후진타오 訪美 이모저모] 美의회 “北 호전적 행동 자제 설득” 요청

입력 2011-01-22 01:16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3박4일의 국빈방문을 마치고 미국을 떠났다.

후 주석은 미국 방문의 마지막 날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보냈다. 사흘간 워싱턴DC 일정을 모두 마치고 20일 오후 4시30분쯤 도착한 후 주석은 리처드 데일리 시장 내외가 주최한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후 주석은 만찬 연설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을 늘리기 위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 통제를 완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셉션 행사에서 “중국은 내수를 증진시키고, 소비·투자·수출이 함께 경제발전을 이끌도록 하는 장기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입을 더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주석이 숙소인 힐튼호텔에 도착하자, 호텔 주변에선 찬반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한쪽에선 중국인 500여명이 용춤을 추며 후 주석을 환영했고, 다른 편에선 200여명의 미국인과 중국계 인사들이 중국 인권실태 비난 시위를 했다. 그는 21일에는 미국 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중국문화언어교육센터 공자학원(孔子學院)을 들렀다.

앞서 후 주석은 20일 워싱턴DC에서 상·하원 지도자들을 만났다. 상·하원 지도부는 후 주석에게 북한이 호전적 행동을 자제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로부터 쓴소리를 듣는 등 행정부의 환대와는 달리 냉랭한 대접을 받았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면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19일 저녁 200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오바마 대통령)는 국빈만찬을 베풀어야 했고,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여전히 가택연금 상태라는 점은 상당한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후 주석이 의원들로부터 들은 쓴소리가 예상만큼 신랄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공화당 케빈 브래디 의원은 “후 주석과의 면담은 거창한 연설만이 존재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샌더 레빈 의원도 “질문할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이어 후 주석은 미·중 관계위원회와 미·중 실업인협회 등이 주최한 오찬 행사 연설에서 “중국은 앞으로 패권이나 팽창주의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향후 주요 문제에 대해 미국과 긴밀하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혀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부상에 대한 미국 내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만과 티베트 문제 등 민감한 국내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