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한 구출작전

입력 2011-01-21 17:42

우리 군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군사작전을 21일 재개해 선원들을 전원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견됐다 사고 해역으로 출동한 해군 청해부대 구축함 최영함(4500t급)이 구출작전에 나서서 해적소탕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것이다. 특수부대가 투입돼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다.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 입구에서 지난 15일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 삼호주얼리호에는 한국인 선원 등 모두 21명이 승선해 있었다. 선장이 부상을 당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나머지는 모두 무사하다고 한다. 피랍 6일 만에 감행한 구출작전의 개가다.

우리 군은 인질들의 안전을 고려하면서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펼쳤다. 이는 더 이상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거액의 몸값을 지불해 온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미다. 올바른 판단이자 불가피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테러리스트나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게 국제사회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 선박은 8번 피랍됐다. 그때마다 피랍 선사들은 해적이 주도하는 협상에 끌려 다녔다. 특히 지난해 4월 피랍된 삼호드림호는 사상 최고액인 950만 달러(약 105억원)의 몸값을 지불하고 217일 만에 풀려났다. 지난해 10월 끌려간 금미305호는 협상에 진전이 없어 아직도 억류 중이다. 계속 협상에 의존할 경우 한국 선박은 해적들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 선박이 ‘봉’이라는 나쁜 인식도 해적들에게 심어주게 된다. 대한민국이 협상을 반복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시선도 고울 리가 없다. 군 당국이 처음으로 구출작전을 벌인 건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프랑스군은 자국 선박이 해적들에게 피랍되면 군사작전으로 강력히 응징하고 있다. 일부 희생이 발생하더라도 해적에게 굴복할 수 없다는 점을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서다. 투항하지 않는 해적들은 사살한다. 해적들이 프랑스 선박 납치를 꺼리는 이유라고 한다. 러시아군도 마찬가지로 강경 대응을 한다. 이번 작전을 계기로 우리 정부도 ‘협상 절대 불가’라는 메시지를 해적들에게 분명히 전해줬다. 이명박 대통령도 담화를 통해 완벽한 작전 수행에 격려를 보냈다. 군에 대한 국민 신뢰는 한껏 높아졌다. 다만, 지난 18일 해군 부상자 3명이 발생한 1차 구출 시도 때 좀더 치밀하게 작전을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다. 대한민국 국기가 나부끼는 선박에는 해적들이 절대 접근하지 못하도록 군 당국은 앞으로도 강력히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 아울러 정부의 대책 마련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해적들에게 납치될 경우 선원들이 선박 안에서 안전하게 대피해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피난처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신속히 이행할 것을 당부한다. 근본적으로는 국제 공조를 강화해 해적에 관한 정보 등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타국과 연합 전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