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교회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입력 2011-01-21 17:39
근자에 잇따라 불거져 나온 한국 교회의 치부들로 크리스천들의 근심이 크다. 기독교 전체가 받은 타격도 심대하다. 물론 교회라고 갈등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회도 결국 인간들이 모인 조직체이기에 갈등은 언제든 발생한다.
갈등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잘만 관리되고 극복되면 오히려 성숙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갈등과 문제가 있는데도 쉬쉬하고 덮어놓기만 하면 속으로 곪게 되고 더 큰 문제로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갈등과 분쟁이 개신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교계에서도 지난해 봉은사의 소속과 위상 문제를 놓고 내부 갈등이 있었고, 천주교에서도 4대강 문제를 둘러싸고 추기경과 정의구현사제단 간에 날 선 의견 대립이 벌어졌다.
문제는 갈등 자체가 아니라 해결 과정이다. 교회의 갈등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과 자정능력을 통해 해결되는 것이 최선이다. 그것이 안 돼 울타리를 넘어 세상 법정으로 가는 것이 문제다. 지금도 담임목사와 부목사, 목회자와 제직, 평신도와 평신도 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교회가 허다하다. 이를 내부적으로 잘 해소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한국 교회의 큰 숙제다.
교회의 대(對)사회 커뮤니케이션 강화도 절실하다. 세상은 이제 소셜 네트워크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힘입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앞으로 소셜 미디어는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모든 콘텐츠는 소셜 미디어에 적합한 형태로 가공될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의 사회적 삶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 교회는 어떤가.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은 ‘교회 앱’을 제작하거나 트위터 등을 활용해 신도들에게 다가서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미미하다. 대부분의 목회자는 아직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가 시류에 쉽게 영합해선 안 되겠지만 너무 뒤처져서도 안 될 일이다. 이래저래 한국 교회는 풀어야 할 과제를 잔뜩 안고 있는 셈이다.
박동수 선임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