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티아라 “국회의원 보좌관 체험 힘드네”
입력 2011-01-21 17:44
20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을 걸그룹 티아라가 체험해 보는 엠넷(Mnet) ‘티아라의 드림걸즈’가 지난 19일 ‘국회의원 보좌관 되기’ 편을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 10월 27일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스튜어디스 편 7회와 국회의원 보좌관 편 4회를 내보냈다. 티아라가 전문직 세계에 뛰어들어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는 호평이 많았지만, 국회의원 보좌관 편에서는 정치적 논란이 일고 시청률이 하락하는 한계도 보였다.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수행하는 ‘보좌관 편’은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 12월 29일 첫선을 보였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는 “아이돌이 특정 정당에 연루돼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줄을 이었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윤신혜 엠넷 PD는 “보좌하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성향을 보지 말고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취지를 봤으면 한다. 우리는 보좌관이 하는 일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또 티아라가 국회에서 보좌관 체험을 함으로써 젊은층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뚜껑을 열어보니 방송은 티아라 멤버들이 엄숙한 국회에서 발랄하게 누비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며 정치적 논란을 최대한 피해갔다. 티아라가 국회의원 앞으로 온 우편물을 정리하면서 ‘우표가 이렇게 생겼다’며 신기해하고, 정치인의 일정이 자신들처럼 빡빡한 데 놀라는 식이었다. 국회를 돌면서 방긋 웃는 아이돌의 모습 또한 국회에선 ‘신기한’ 풍경이었다. 여당과 야당이 무엇인지 모르던 티아라가 나중에는 유기견보호법을 발의하는 보좌관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감동적이라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시청률은 스튜어디스 편보다 낮았다. 지난 10월 27일부터 총 7회가 방영된 스튜어디스 편은 0.6%에서 0.3%(AGB닐슨 미디어리서치)를 유지했지만 보좌관 편 첫 방송은 0.5%였고 2, 3회는 0.1%였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이 프로그램을 보는 10대와 20대가 정치인 보좌관이란 직업에 대해 그다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특정 정당의 정치인이 주로 나온다는 점도 시청자들로부터 비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보좌관 편 4회 분량 내내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을 홍보하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나 의원이 지역구를 챙기는 모습, 회의하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티아라 멤버들은 “의원님 결단력 있다” “친근하고 인간적이다”라고 나 의원을 연신 추켜세운다.
시간의 한계 때문에 정치인의 다양한 활동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다. 티아라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 측은 “아이돌과 국회의원 모두 바빴기 때문에 좀더 역동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