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지사 ‘제 식구 챙기기’ 언제까지?… 경북 퇴직공무원 산하기관 ‘낙하산 재취업’ 度 넘었다

입력 2011-01-20 20:53

김관용 경북지사의 ‘퇴직 공무원 챙겨주기’가 물의를 빚고 있다.

웬만한 경북도 산하 공기업 기관장 자리는 도에서 퇴직한 특정 공무원들로 채워지고 있어 ‘해도 너무 한다’는 비난이 거세다. 최근엔 5년 넘게 공기업 기관장을 역임한 경북도 퇴직공무원이 다시 3년 임기의 공기업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인사의 난맥상이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최근 김영재(66) 경북도경제진흥원장을 임기 3년의 경북개발공사 사장으로 전격 임용했다. 2004년 경북도 정무부지사직에서 물러난 김 사장은 다음해인 2005년 7월 도 경제진흥원장직을 맡아 5년 6개월 동안 근무했으며 18일 삼성그룹 출신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개발공사 사장직을 맡았다. 이로 인해 그는 경북도 정무부지사직을 물러난 이후 무려 8년 6개월 동안이나 공기업 기관장을 역임하게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개발공사의 당면과제가 도청이전 사업이라 국회와 정부 등을 상대로 발로 뛰어야할 인물을 선택하다 보니 김 사장이 최종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김 사장이 자리를 비운 차기 경제진흥원장 자리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공모형식을 통해 원장 추천위와 경제진흥원 이사회를 거친 인물을 임용할 계획이지만 이미 최근 경북도에서 명퇴한 공무원 O씨로 내정됐다는 후문이다. O씨는 당초 3월에 자리가 비는 경북도 문화재연구원장을 희망했다가 거부당한 상황에서 경제진흥원 자리가 비자 즉각 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다음달 초순쯤 공모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 도 출연기관인 비영리 재단법인 ‘행복재단’ 대표이사 자리에도 지난해 경북도내 부단체장에서 퇴임한 Y씨가 일찌감치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Y씨는 명예퇴직을 하면서 자신이 ‘행복재단’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지사의 퇴직 공무원 챙겨주기 인사가 잇따르자 경북도청 내부에서도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청 K사무관은 “퇴직한 특정 공무원들을 사실상 내정해 놓고 실시하는 공모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김 지사는 지금부터라도 능력있고 신선한 외부 인물을 공정한 절차로 영입할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