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백악관 최고 국빈만찬… 오바마 “간베이” 건배 제안
입력 2011-01-20 21:31
백악관이 중국 정상에게 국빈만찬을 베푼 것은 14년 만이었다. 19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정문 현관에 나타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검은색 나비넥타이에 턱시도 정장을 차려 입었고, 미셸 여사는 붉은색에 한쪽 어깨를 살짝 드러낸 이브닝드레스 차림이었다. 붉은색은 중국을 상징한다. 중국에선 행복과 번영을 뜻하기도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도착했다. 그는 단출한 양복 차림에 물색 넥타이를 맨 비즈니스 정장으로 붉은 카펫 위에 섰다. 후 주석의 부인인 류융칭(劉永淸) 여사는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하지 않아 혼자였다. 위층 만찬장은 꿩(중국에서 고귀함을 상징)이 새겨진 식탁보에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쓰이던 가장자리가 금으로 장식된 식기가 놓였다. 만찬장 곳곳엔 풍성한 장미와 산딸기, 꽃이 핀 가지들로 장식된 부케가 놓였다.
또 손님들이 칵테일을 즐기도록 준비된 아래층 방은 곳곳이 중국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장식됐다.
초청된 인사의 면면은 화려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 에너지 장관, 게리 로크 상무장관 등 2명의 중국계 현직 각료가 참석했고, 중국계 여성으로 미 행정부 최고위직을 지낸 일레인 차오 전 노동장관, 영화배우 청룽(성룡), 피겨스케이터 미셸 콴, 첼리스트 요요 마, 중국계 여성사업가 웬디 덩 머독 등도 참석했다. 웬디의 남편 루퍼트 머독은 초청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JP모건의 제이미 디먼 등 경제계의 거물들도 초청됐다. 패션잡지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흰색 샤넬 스커트 차림으로 등장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각각 현직 각료와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초대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초청된 인사들이 ‘특A급’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례적인 건배사에 이어 “간베이(乾杯)”라며 중국어로 건배를 제안했다.
만찬은 철저히 미국식이었다. 립아이 스테이크와 랍스터, 애플파이와 바닐라아이스크림이었다. 육류도 미국산, 채소는 백악관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것이었다. 포도주도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에서 공수됐다. 백악관은 중국의 요청으로 백악관 전속 요리사들이 직접 미국식 식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만찬 뒤 참석자들은 이스트룸으로 자리를 옮겨 재즈 파티를 즐겼다. 재즈 연주자들 역시 특A급이었다. 허비 행콕과 크리스 보티, 베이징 올림픽과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주한 피아니스트 랑랑이 한 무대에 올랐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