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궈강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장 “中, 2011년 9.5%이상 성장”
입력 2011-01-20 21:17
“중국에 성장 둔화 리스크는 없을 것이다.”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의 왕궈강(王國剛·55·사진) 금융연구소장은 20일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5%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최근의 우려와 달리 중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본사에서 열린 ‘중국 경제, 왕서방에게 물어라’라는 투자전략 포럼에 강사로 나와 2011년 중국 경제 전망과 금융정책 방향 등을 밝혔다.
최근 금리 인상과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등 ‘긴축 모드’에 돌입한 중국 경제에 대해 성장속도 둔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국 경제정책 결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전문가의 강연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강연 기조는 물가 상승에도 고속성장 정책을 지속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정책에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왕 소장은 “올해부터 진행되는 제12차 5개년 계획에 따라 중국 내 21개 성(省)의 GDP 성장률이 13%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5년간 GDP 성장률은 9.5∼11%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GDP 성장률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09년 GDP 성장률 9.2%에 비해 상승폭이 1.1% 포인트나 증가했다”며 “광범위한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고성장을 구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2010년 GDP는 39조7983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다. 2분기 10.3%에서 3분기 9.6%로 하락했지만 4분기에는 9.8%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왕 소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관련, “1분기 내에 물가를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 자연재해 때문이지 통화 팽창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혀 현재의 물가 상승이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은 못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왕 소장은 대신 올해 신규 신용대출을 지난해 9조6000억 위안에서 7조 위안 이내로 줄일 것이라면서도 “이는 통화정책 기조가 팽창에서 안정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대해 “위안화의 완만한 절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절상요구에는 반대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왕 소장의 전망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삼성증권 거시경제팀 이승훈 선임연구원은 “물가정책만 보고 중국 경제가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지난 4분기만 봐도 성장률 둔화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중국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엄정명 수석연구원은 “물가가 계속 불안하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왕 소장이 통화정책 부분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며 긴축이 지속되는 한 성장률은 8% 내외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중국의 물가 불안은 우리 경제에 수입 물가 증가를 불러 우리 물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중국이 성장을 지속한다면 중국의 내수 경제를 잡을 수 있는 국내 수출기업 등에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