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우리 정부 긍정평가… “中 UEP 우려 진일보”

입력 2011-01-20 21:33

우리 정부는 미·중 공동성명에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온 결과가 충분히 반영돼 우리 정부가 유지해온 정책방향과 부합되는 것이라 본다”며 “긍정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특히 중국이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해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비록 공동성명 문안에 ‘북한이 주장하는(the DPRK’s claimed)’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지만 UEP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중국의 입장이 좀 더 유연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양국이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 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고 명시한 부분도 우리로서는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이라는 한·미 양국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중국이 지금까지 북한의 UEP를 비난하거나 반대하거나 우려를 표현한 적이 없다”며 “중국이 과거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긍정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예상했던 대로 공동성명이 UEP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언급 없이 ‘한반도 평화를 지향한다’ 식의 원론적인 수준이었고, 오히려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칫 국제사회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없이는 남북대화는 없다’는 우리 정부에 비해 무조건적인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북한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는 형국으로 갈 여지도 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