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도 찬반 팽팽… 與 개헌의총 앞두고 떠들썩

입력 2011-01-20 21:27


당내 개헌 논의를 앞두고 지도부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며 한나라당이 자중지란 양상이다. 특히 친이명박계 의원 40여명이 지난 18일 이재오 특임장관 주도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추진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20일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창했다. 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 논의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18대 국회에서 얘기하자고 모든 정당이 약속한 것”이라며 “(25일로 예정된) 의원총회라는 용광로에서 녹여서 결론을 내면 된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개헌이 차기 주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의총에서 걸러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이주영 의원도 “개헌은 국가 발전을 위해 이 시점에 꼭 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부 임기 후반기 들어와 차기 (대권) 주자들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개헌 문제를 다뤄서 과연 성사될 수 있겠는가 상당히 의문스럽게 생각한다”며 개헌 논의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개헌이 사실상 어려운 시기에 논의를 한다는 것은 약속을 지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다른 의도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은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개헌은 대통령 임기 초반에 해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이처럼 당내에서부터 찬반 양론이 맞서자 개혁 성향 초선의원 모임 ‘민본 21’은 의총을 연기해 달라고 당 지도부에 공식 건의했다. 그러나 친이계는 예정대로 의총을 열어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특임장관도 사단법인 ‘푸른한국’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반면 친박계는 친이계 움직임이 ‘개헌 문제를 쟁점화해 박 전 대표를 공격하고, 차기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의원은 “불순한 의도가 드러날 경우 (계파 간) 전면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