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위안화 절상 문제 원칙적 언급에 그쳐…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 미미

입력 2011-01-20 18:22

19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위안화 절상문제는 답을 찾지 못했다. 경제 분야에서 첨예한 쟁점이었던 환율 문제를 비롯한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논의가 원칙적인 수준에 그침에 따라 우리 시장에 대한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관측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일 양국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경제 부문, 특히 환율 문제 등은 양측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치명적 약점들이 있어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고 실익을 얻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대 수요국인 중국이 원했던 첨단 전략 상품에 대한 수출금지 해제 문제가,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절상 문제가 양보하기 힘든 ‘아킬레스건’이어서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위안화 절상 문제를 양보한 대신 중국은 보잉 등 미국 상품 450억 달러어치를 사주기로 약속함으로써 실익을 제공해 양국이 ‘윈윈(win-win)’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위안화 절상 논란이 원칙적인 언급 수준에 그침으로써 우리 금융시장에도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 가치도 올라간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11월의 경우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갈등이 고조돼 원화도 절상 압력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위안화 환율 문제가 주목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에 대한 국제적 요구 속에서 중국이 계속 버티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동성명 중 위안화 환율 관련 내용은 중국의 종전 입장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면서도 “그러나 정상회담 전 중국이 대달러 위안화 환율을 사상 최저치로 고시한 것 등은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6.5883위안으로 고시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