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하는 그림책 ‘더 콜렉션’의 첫 작품… ‘어느 날·달려 토토’
입력 2011-01-20 17:45
어느 날·달려 토토/보림출판사
그림책을 특정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몇 번 보여주다 버리는 학습 도구로만 여기지 말고 그림 자체가 갖는 감동과 시각적 이미지를 극대화해 예술 영역으로 발전시키자는 시도가 아동 출판계 안팎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보림출판사는 그림책의 순수성을 강조해 소장하는 기쁨을 안겨주자는 취지로 ‘더 콜렉션(The Collection)’ 시리즈 발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어느 날’(왼쪽 사진)과 ‘달려 토토’ 등 2종이다. 보림출판사는 “‘어느 날’과 ‘달려 토토’는 한국 신인작가들이 이미 프랑스에서 출간해 예술적으로 인정받은 책들”이라며 “프랑스 메모출판사가 두 책의 세계 판권을 갖고 있는데 이는 세계 시장이 그림책의 순수한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유주연 작가가 지은 ‘어느 날’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작고 빨간 새가 도심에서 친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우리 고유의 수묵화법을 통해 표현했다. 다채로운 먹의 농담이 펼쳐진 수묵의 화폭 위에 전각으로 찍은 새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우연적인 먹의 번짐이나 명암의 미묘한 변화, 시어처럼 극도로 절제된 글과 여백은 컬러 그림책에 물든 아이들은 물론 어른 독자들에게도 신선함을 안겨준다.
“빌딩 숲 사이에는 빠른 시간이 사는 곳/빠르게 빠르게/휴……. 내 친구가 되어 줄래?”
조은영 작가의 ‘달려 토토’는 말 인형 ‘토토’를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경마장에서 겪은 일을 담은 작품이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눈으로 경마장 곳곳의 풍경을 묘사하는데 화면을 재치 있게 분할하고 과감하게 변형시키며 다양한 시각적 기쁨을 안긴다. 북적이는 사람들이나 담배 냄새가 나는 공간에서의 불안감, 말이 달려가는 역동적인 모습 등을 왜곡하지 않고 담아냈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담배 냄새 때문에 기침이 났다. 무서웠다. 할아버지가 빨리 오고 우리 토토가 빨리 뛰었으면 좋겠다.”
보림출판사는 시리즈 출간에 맞춰 뛰어난 역량을 지닌 한국의 그림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하는 등 우리 창작 그림책의 영역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