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지는 통학버스 몸으로 막다…살신성인 운전기사

입력 2011-01-20 01:35

광주의 한 학교버스 기사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통학버스를 몸으로 막아 학생들을 구하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18일 오후 6시5분쯤 진월동의 한 학교 교문 앞 도로에 주차돼 있던 미니버스가 미끄러지면서 운전기사 김모(53)씨가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버스 안에는 학생 8명이 타고 있었다. 김씨는 버스가 내리막길을 미끄러져 내려오자 몸으로 막아내려다 바퀴에 깔려 숨졌다.

김씨가 버스를 온몸으로 막는 사이 주변에 있던 학생들은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학생 김모(18)양 등 2명이 경상을 입었으나 버스가 학교 담을 받고 멈춰서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은 “정문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버스가 내려오자 기사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며 버스를 막아 간신히 몸을 피할 수 있었다”며 “평소에도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학교 주변 상인도 “평소 아이들을 자식처럼 예뻐했던 분”이라며 “마지막 가는 길까지 아이들을 위해 희생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