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코트 노장들 ‘회춘 스파이크’… 후인정·신경수 등 30대 선수 맹활약
입력 2011-01-19 18:42
지구 중력에 역행하는 대표적인 구기종목이 배구와 농구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점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종목의 선수생명은 길지 못하다. 선수가 점프 후 착지할 때 체중의 5∼6배의 충격이 무릎에 가해지므로 부상이 많다. 특히 상대 블로커를 뚫어야하는 배구 공격수의 경우 매 경기 혼신의 힘을 다한 점프를 해야 함으로 30대 중반을 넘기는 선수가 드물다.
올 시즌 프로배구 무대를 뛰는 31세 이상 선수는 25명. 이중 22명이 남자선수이고 3명이 여자다. 현대캐피탈이 7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화재 6명, 대한항공 4명 등이다. 여자선수는 GS칼텍스의 이숙자(31), 인삼공사 장소연(37), 현대건설 케니(32)다.
그런 가운데 현대캐피탈 후인정은 부상이 특히 많은 공격수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 할 만하다. LIG손해보험 방지섭과 함께 37세로 프로배구 최고령 선수인 후인정은 이번 시즌 들어 ‘회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트 공격수로 전 경기(14게임)에 출전해 80점을 올린 그는 특히 1라운드에서 문성민의 결장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내에서 주포인 문성민(151점), 소토(219점)를 보조하는 공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신경수(33) 이영택(34·이상 대한항공) 방신봉(36·KEPCO45)은 상대 공격 때마다 블로킹에 참여해야하는 힘든 센터 포지션이지만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역 은퇴후 다시 프로무대를 밟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센터진의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던 대한항공의 신영철 감독은 은퇴후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던 이영택을 다시 불렀다. 신경수는 센터자원이 풍부한 현대캐피탈에서 지난해 초 은퇴한 뒤 다시 대한항공의 일원으로 복귀한 케이스.
방신봉은 LIG손보시절인 2006∼2007시즌 블로킹왕에 올랐다가 2008년 은퇴한 뒤 1년만인 2009년 KEPCO45로 복귀했다. LIG세터 방지섭도 2007년 은퇴후 용인시청에서 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격 복귀한 케이스다. 수비의 달인 석진욱(35), 손재홍(35)을 부상으로 잃고 최하위에 처져 있는 삼성화재도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노장 손재홍에 이번 시즌 운명을 맡길 참이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