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맹경환] “재원 한정돼 있는데…” 광고주 볼멘소리
입력 2011-01-19 18:41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광고주들과 신년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올 들어 업계와 가진 첫 간담회인데다 종합편성(종편) 채널이 선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마련됐다는 점에서 ‘종편에 광고를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 속에서 진행됐다.
방통위는 광고업계 대표들과의 연례 간담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한국광고단체연합회를 비롯한 광고단체 대표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광고주 6명이 함께했다. 10곳이 넘는 업체에 초청장이 발송됐지만 참석 안 한 곳들도 많았다. 해당 업체들은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시점이 좀 그렇다보니 정부와 광고주 오찬 자리에서 광고 물량 늘리자는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업체로선 신경이 안 쓰이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위원장은 “언론의 예상 못한 조명을 받고 보니 알게 모르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미디어 빅뱅시대에 광고문제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광고산업 활성화가 기업과 내수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고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광고시장을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약 14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 사이에선 덕담이 오고 갔다지만 광고를 집행해야 하는 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정부 한쪽에선 투자와 고용을 많이 하라고 하고 한쪽에선 광고를 많이 하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GDP 대비 1%’라는 목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현재 국내 광고시장 규모를 좌우하는 내수시장이 전체 매출의 50% 안팎인 상황에서 경제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추가 광고 수요 창출엔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평소 “전체 광고시장의 파이를 키우면 경쟁력을 갖춘 매체들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 ‘경쟁력 있는 매체’로 종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산업부 맹경환 기자 khm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