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靑인사, 안상수 아들 의혹 제보”… 청와대 “녹취록 있으면 빨리 공개하라”
입력 2011-01-19 21:34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했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둘째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가 제보한 내용”이라고 19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에게서 ‘청와대에 근무하는 분의 말씀 내용이 녹취가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우리 당 사무처 간부가 우리나라 최고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간부한테서 직접 얘기를 듣고 와서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었다.
박 원내대표가 이 의원이 언급한 최고 권력기관이 청와대이며, 녹취록도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 의원과) 같은 제보원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저는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 관련 내용을) 청와대로부터 들은 게 아니다. (이 의원도 직접 들은 게 아니라) 청와대 분과 이 의원에게 말씀해주신 분이 나눈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에서 (제보자를) 찾다가 ‘박지원이 거짓말했다’고 하겠지만 그러다 큰코다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안 대표 아들에 관한 의혹은 이미 허위임이 밝혀졌다”며 “민주당 손학규 대표까지 나서서 공식으로 사과한 마당에 또다시 변죽을 울리는 박 원내대표의 모습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짓 정보를 흘려 적을 기만하는 반간계(反間計) 수준의 음모”라며 “녹취록이 있으면 어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모략의 대가인 박 원내대표의 야바위 정치를 아직도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내부 조사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말씀드릴 가치를 못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는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엄기영 남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