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이젠 개혁주의 정신으로 재무장”

입력 2011-01-19 18:10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내에는 ‘총회 정치구조를 읽기 위해선 서기행(세계교회협의회 대책위원장) 길자연(칼빈대 총장) 김영우(총신대 재단이사장) 목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이들 인사의 행보에 따라 예장 합동 정치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길자연 김영우 목사를 중심으로 제비뽑기 선거제도 이후 무너진 교단 리더십을 회복하고 개혁주의 정신으로 재무장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개혁주의협의회(한개협·대표회장 김영우 목사)는 17∼19일 대전 봉명동 레전드호텔에서 동계 세미나를 열고 칼뱅의 종교개혁 신학을 살펴보고 교단의 미래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김삼봉 총회장을 비롯해 하귀호 총회세계선교회(GMS) 이사장 등 교단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120명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선 종교개혁가 칼뱅의 인생과 개혁신앙을 살펴봄으로써 교단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고 사회변혁에 민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강사로 나선 헤르만 셀더하위스 세계칼빈학회 회장과 길자연 칼빈대 총장, 정성구 전 총신대 총장, 이환봉 고신대 개혁주의학술원장은 하나님의 영광과 섭리, 율법, 경건을 강조한 칼뱅의 개혁주의 신앙과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더하위스 회장은 “칼뱅은 제네바라는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가톨릭이라는 종교권력에 맞서 방대한 책을 저술하고 성직자들을 훈련시키는 등 세상을 향하는 문을 열었다”며 “이런 이유에서 칼뱅이야말로 성경에 근거한 신학으로 선지자적 능력을 발휘한 역동적인 목회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칼뱅은 삶에 복음을 적용시키는 문제와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두고 늘 실천을 추구해 왔다”면서 “우리도 칼뱅처럼 21세기 영향력 있는 교회를 일구는 데 힘써야 한다”고 했다.

길 총장은 개혁주의 신앙을 지키기 위한 영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무너졌다는 말은 곧 영성이 무너졌다는 말과 같다”면서 “목회자 역시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인간에 불과하기에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할 때에만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사명을 거부했던 요나처럼 성령의 감동이 사라지게 되면 육적인 목회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며 “영성이야말로 절대 흔들리지 않는 목회 보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해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김영우 대표회장은 “한개협은 총회 리더십 회복과 개혁주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열망에 따라 지난해 12월 50·60대 목회자를 중심으로 출범하게 됐다”면서 “제비뽑기 제도로 총회 리더십이 흔들리고 50대 목회자들이 최근 윤리적인 문제로 낙마하는 위기 상황에서 교단발전과 사회변혁을 위한 어젠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개협은 길 총장과 김 총회장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후 개혁주의 신앙 포럼, 수련회, 국내외 개혁교단 교류 등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