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정보 제공 엘메르는 누구… 8년간 케이먼제도 지점장 근무
입력 2011-01-18 22:02
위키리크스에 탈세 혐의자와 기업인 등 2000명의 계좌 자료를 전한 스위스 전직 은행원 루돌프 엘메르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엘메르는 스위스의 율리우스바에르 은행 간부 출신으로 카리브해 케이먼제도 지점장을 8년간 역임했다. 케이먼제도의 율리우스바에르 지점은 철저한 비밀유지 때문에 국제적 조세피난처로 유명하다. 그는 2002년 은행에서 해고될 때 상당량의 내부 자료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swisswhistleblower.com)에서 “이 조세피난처(케이먼제도 지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도’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자신은 부유층과 재정단체, 다국적 기업 등의 자금을 보호하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연 그는 “내가 싸우고 있는 상대는 특정 금융기관이 아니라 범죄를 가능케 하는 구조”라면서 은행의 기밀보호 의무에 도전장을 냈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율리우스바에르 은행은 그가 2002년 해고된 것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를 하고 있다며 평가 절하했다. 은행 측은 그를 “경력에 대한 열망을 채우지 못해 불만에 찬 전직 직원”이라고 말했다.
엘메르는 2007년 신생 사이트였던 위키리크스에 고객 명단을 넘긴 것과 관련해 은행비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돼 19일 스위스 취리히 지방법원 출두를 앞두고 있다. 그는 2005년 내부 자료를 공개하겠다면서 은행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고, 당시 자료 위조 등으로 30일간 구속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