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진주 진양호 수달 23마리 이상 서식 확인… “배설물 마르기 전 채집 애먹어”
입력 2011-01-18 21:20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경남 진주 진양호 일대를 조사한 결과 수달이 23마리 이상 서식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진양호는 국내 최대 수달 서식지다. 2005년 야생동물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낙동강청은 지난해 4∼12월 경상대학교 연구팀, 수달생태연구센터와 함께 진양호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처음으로 배설물에서 얻은 수달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배설물 시료는 모두 39개가 사용됐다.
분석 결과 배설물의 주인은 23마리였다. 이들은 각기 다른 5개 모계 혈통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고립에 따른 근친교배를 우려했지만 근친교배 정도 지수가 음의 값(-0.0716)으로 나타났다. 근친도 지수는 1에서 -1까지 나타나는데 음의 값을 가지면 근친교배 정도가 약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야생동물의 유전자 조사는 모근, 혈액, 피부조직 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대상 동물을 포획해야 했다. 하지만 배설물을 이용한 이번 조사는 야생동물을 덜 괴롭힐 수 있었다.
낙동강청 오기철 전문위원에 따르면 배설물이 햇빛에 노출되면 유전자가 파괴돼 정확한 검사결과를 얻을 수 없어 시료 채취는 밤에만 이뤄졌다. 수달 서식지가 접근이 어려운 절벽 바위틈에 주로 위치하기에 연구진이 더욱 애를 먹었다. 일단 수달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보트로 추적하면서 배설을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르지 않은 상태로 채집해야 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