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인사청문회’] “재테크·탈세 전문가 아니냐”…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 질타
입력 2011-01-18 23:29
18일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지식경제위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고강도의 질문공세를 펼쳤다. 전날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달리, 최 후보자가 답변 과정에서 목소리에 힘이 없고 머뭇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자 답답함을 표시하며 질책을 퍼붓기도 했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대답하는 감도가 만족스럽지 않다. 전혀 안목도 없고 너무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재테크의 귀재가 아닌가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탈세 전문가가 아니냐고 비판한다”며 공격했다. 역시 한나라당 출신인 무소속 최연희 의원도 “답변하는 모습을 보니까 뭔가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정태근 박민식 이명규 의원 등은 최 후보자가 대전 복용동 땅 등의 투기 의혹과 관련한 장인·장모 문제에 분명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점을 질타했다. 특히 이상권 의원이 “장모가 당시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솔직히 인정하라”고 촉구하자 최 후보자는 “제가 살기 위해 장모님을 투기꾼으로 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소나기성 의혹 제기가 반복되자 간혹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의원님 제 말이 틀립니까” “질문을 하셨으면 답변을 들으셔야죠”라고 대꾸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김영환 지경위원장까지 나서 “장관 후보자가 마치 의원을 청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왜 ‘최틀러’라는 말이 나왔는지 실감하겠다”고 쏘아붙였다.
최 후보자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기획재정부 관료의 뻣뻣함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비판이 나온 점을 의식한 듯 저녁 속개 이후에는 답변할 때마다 ‘존경하는 ○○○ 의원님’이라고 하는 등 자세를 낮추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김 지경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15년간 정치하면서 이런 고압적인 자세를 가진 장관 후보자는 본 적이 없다”며 “1988년 매입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해명되지 않았고 솔직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하늘에 맹세한다. 부동산 매입을 처음 인지한 것이 1993년임은 진실에 어긋남이 없다”며 “인격을 걸고 말씀드리니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