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부실 ‘삼화저축’ 1월19일 매각 공고

입력 2011-01-18 18:33

예금보험공사가 19일 삼화저축은행의 매각 공고를 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4일 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취한 지 불과 5일 만이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지주는 즉각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지난 5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만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지 불과 2주 만으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8일 “삼화저축은행이 서울 강남을 영업권으로 하고 있어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이라며 “매각 공고가 나면 면밀히 검토한 뒤 예비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임원도 “저축은행 인수는 오래전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면서 “타 지주사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인수 참여 소식에도 불구하고 KB·신한·하나금융은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오히려 지나친 속도전에 당황하는 눈치다. 금융당국이 충분한 검토 시간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인수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 금융위는 과거 다른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 두 달간의 경영 정상화 기간을 줬다. 이 기간 대주주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성공할 경우 정상영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달로 이를 줄였다. 그러다보니 매각 공고 일정을 확정짓는데도 애를 먹었다. 예보 관계자는 “매각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보니 검토할 사안이 많았다”고 말했다.

예보는 입찰 참가자격을 총자산 3조원 이상,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인 대형 금융기관 또는 해당 기관이 포함된 컨소시엄으로 제한했다. 사실상 금융지주사를 위한 ‘맞춤형’ 조건인 셈이다.

한편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던 ‘뱅크런’(예금 동시 인출 사태)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고객들이 각 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데다 은행들도 차분히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강남 A저축은행에서 만난 김모(72)씨는 “일반 예금자들은 이미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애초 분산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도 금리 높은 저축은행 5∼6곳에 5000만원 이하씩 예치해두고 달마다 이자를 받아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날 지난해 말 기준 3조1000억원의 지급준비예탁금 대부분을 저축은행에 현금으로 지원토록 준비하는 한편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 한도를 2배로 확대하는 등 자금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