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1월 19일 ‘큰손’ 광고주들과 회동, 종편에 광고를… ‘무언의 압력’

입력 2011-01-18 20:52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9일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큰손’ 광고주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메이저 광고대행사 4곳 사장들도 참석한다. 형식은 신년 간담회. 하지만 종합편성채널 4개가 출범하며 ‘광고전쟁’이 시작될 2011년 벽두에, 방송광고 주관 부서의 장이 이례적으로 이들을 한꺼번에 불러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릴 오찬 간담회에는 모두 16명이 초청됐고, 이 중 광고주는 7명이다. SK텔레콤 김준호 사장, KT 석호익 부회장, 삼성그룹 임대기 부사장, 현대기아차 김봉경 부사장, 농심 이상윤 부회장, 오뚜기 이강훈 대표이사, LG유플러스 유필계 부사장 등이다. 2010년 광고연감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4대 매체 광고지출액 기준으로 10위권(SK텔레콤 2위, KT 3위, 현대자동차 6위, 기아자동차 7위, 농심 8위), 20위권(LG유플러스 24위), 30위권(오뚜기 36위, 삼성그룹 39위)이다.

당초 초청 대상은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 KT 이석채 회장,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현대차 양승석 사장, 기아차 서영종 사장, 동서식품 이창환 사장, 하이마트 선종구 사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사장 등 ‘톱10’ 광고주 최고위 임원들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자가 일부 조정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광고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다. 매년 있던 신년간담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직접 CEO급 광고주들과 단체로 만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지난해 광고업계 간담회 때는 한국광고단체연합회, 한국광고주협회, 한국광고업협회 등 협회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 이노션 안건희 사장, HSAD 김종립 사장, SK M&C 이방형 사장 등 지난해 지상파 광고대행 점유율 1∼4위 광고대행사 대표들도 초청됐다. 방송협회장인 김인규 KBS 사장과 길종섭 한국케이블TV협회장, 한국광고단체연합회장, 한국광고주협회장도 참석한다. 방송 광고계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두 모이는 셈이다.

올해엔 종합편성채널 4개와 보도전문채널 1개가 새로 출범한다. 광고주들이 광고 물량을 늘리지 않는 한 신생 채널들이 자리 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번 간담회를 놓고 ‘광고주 기업들을 향한 무언의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한 대행사 관계자는 “광고비 집행을 결정하는 건 사장이다. 실무진 대신 사장급을 초대한 걸로 볼 때 종편 출범을 앞두고 광고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논의는 방송광고 영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광고금지 품목 축소, 중간광고 및 광고총량제 허용 등 종편 지원을 위해 논의됐던 각종 광고 규제 철폐에 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광고시장이 커지지 않고서는 언론 및 언론기관의 생존이 어렵다”며 “가상광고 등을 통해 광고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해 왔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상당히 이례적인 회동이다. 한 나라 광고정책을 움직이는 수장이 민감한 시기에 광고주들을 단체로 불러내면 광고주는 압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