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매장만 2000개… 커피전문점 ‘전성시대’

입력 2011-01-18 22:00


커피전문점 춘추전국시대다.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토종 업체인 카페베네에 매장 수 1위 자리를 내 줬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글로벌 브랜드가 아직 매출 규모로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토종 브랜드의 약진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브랜드들은 시장 포화를 염두에 두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커피전문점 2000개 시대=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 기준 상위 8개를 차지하는 기업형 브랜드 커피전문점 매장 수가 2000개를 넘어섰다. 18일 글로벌 브랜드인 스타벅스, 커피빈과 국내 업체인 엔제리너스, 할리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카페베네 등에 따르면 8개 브랜드의 매장 수는 2182개다. 소규모 프랜차이즈점과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까지 포함하면 이미 3000개를 넘어섰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수도권은 이미 포화상태다. 서울 도화동의 한 주상복합 건물 1층에는 커피전문점만 3곳이 있다. 이 건물 주변 200m 반경 안에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파스쿠찌 등 기업형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포진해 있다. 소규모 프랜차이즈점과 브랜드 없는 소형 점포, 개장 예정인 곳까지 더하면 커피전문점만 10여개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의 경쟁적인 매장 수 확장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 수요는 인스턴트커피가 원두커피의 배 이상”이라며 “원두커피 수요가 인스턴트커피 수요를 앞지를 때까지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신규 매장이 들어서면서 연말쯤에는 브랜드 커피전문점만 32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종 브랜드 해외 진출 활발=할리스, 엔제리너스 등 토종 브랜드들은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시장은 언젠가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에 해외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토종 브랜드들은 중국,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호주, 남미 지역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의 선두주자는 할리스다. 할리스는 2008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처음 매장을 열고 지난해 9월 이 지역에 2호점을 냈다. 할리스는 미국 외 페루, 말레이시아에 나가있다. 카페베네도 올 상반기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기로 했다.

탐앤탐스도 미국 시장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11월 미국 LA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매장 2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탐앤탐스는 현재 미국, 호주, 태국, 싱가포르 등 4개국에 5개 매장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미국에 50개 이상, 동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아울러 500개 이상의 해외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중국과 베트남을 공략하고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개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7개, 3개 점포를 열었다. 올해 두 지역에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차 문화가 독특한 중국과 베트남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에 대비해 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의 성공 가능성은 섣불리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