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축구] 중동 축구 ‘대지진’… 사우디 지고 카타르 뜬다
입력 2011-01-18 18:14
시리아전 1대 2 패, 요르단전 0대 1 패, 일본전 0대 5 패.
전통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안컵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반면 요르단과 카타르 등 신흥 강호는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8강에 진출해 중동팀들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우디는 17일(한국시간) 일본과의 아시안컵 B조 마지막 경기에 패하며 3전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사우디가 3연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8강 진출에 실패했던 2004년 대회에서는 1무 2패를 기록했다.
이날 패한 사우디는 2007년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3대 2로 승리했던 당시의 사우디가 아니었다. 첫 대회 시리아전에서 1대 2로 패한 후 주제 페제이루 감독을 경질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때 기록한 골이 이번 대회 유일한 골일 정도로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강점으로 내세웠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빠른 돌파와 탄탄한 조직력이 대회 내내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걸프컵에서 우승한 쿠웨이트 역시 맥없이 무너졌다. 사우디와 같이 단 한 골만 기록하는 등 무기력한 공격력으로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에 잇따라 패해 A조에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했던 요르단, 카타르는 선전하고 있다. B조의 요르단은 이날 시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2대 1로 역전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2승 1무로 승점에서는 일본과 같았으나 골득실에서 뒤지며 B조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2004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본선 진출에 성공한 요르단은 ‘본선 참가=8강 진출’이라는 공식을 이어가게 됐다.
개최국 카타르는 개막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대 2로 일격을 당하고도 A조 2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됐던 카타르 역시 아시안컵에서 두 번째 8강 진출을 기록하게 됐다. 개최국 이점을 안고 내심 우승도 노리고 있다.
브루노 메추 감독은 걸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아시안컵이 이제 시작됐다”며 “첫 경기에서 패하고도 사우디와 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카타르 축구협회의 신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