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공중목욕탕, 노인 건강 돕는 ‘효자’… 해남군, 4개면에 설치 운영

입력 2011-01-18 17:55

최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 해남군이 농촌 면소재지에 설치한 목욕장이 노인들의 건강 증진 산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8일 해남군에 따르면 사설 목욕탕이 없는 화산·송지·옥천·산이면 등 4개면에 공중목욕장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문내·계곡면은 올해 개장을 목표로 신축 중이다.

이들 목욕장은 기초생활 대상자와 장애인에겐 무료이며 일반인도 1000∼2000원에 건강관리기구 등 각종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목욕장 이용객은 하루 평균 100여명이다. 설 명절을 앞둔 요즘은 그 수가 더욱 늘고 있다.

특히 공중목욕장은 이용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 목욕뿐 아니라 주민들의 여가 문화공간으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군은 공중 목욕장별로 주 2회 전문 강사를 파견해 요가와 생활체조, 노래교실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월 혈압 및 혈당검사, 치매 검사, 금연 및 절주, 영양교육 등도 다양하게 실시해 주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윤연화(63·여·옥천면 백호리)씨는 “면소재지에 공중 목욕장이 개장되면서 1주일에 한 차례 목욕장을 찾고 있다”며 “그동안 목욕을 하려면 해남읍까지 나가야 했는데 부담없는 가격에 목욕도 하고 여러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 생활이 활기차다”고 말했다.

나주시도 다시·문평·다도면 등에 공중목욕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면사무소가 직영하거나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목욕장은 여성(월·화·수요일)과 남성(목·금요일)이 번갈아 사용하는데 기초수급자는 무료다. 어린이 및 노약자는 1000원, 일반인은 2000원을 받고 있으며 하루 평균 50∼70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면단위 공중 목욕장이 농어촌 어르신들의 건강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전남도가 최근 농촌 공중목욕장을 이용한 어르신 13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건강관리에 효과가 있었다’는 응답이 81%(897명)나 됐다.

한편 전남도는 노인인구 비율이 18.3%로 전국 평균 10.9% 보다 1.5배나 높은 점을 감안, 2006년부터 도지사 공약사업으로 공중목욕장 건립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까지 191억원을 투자해 87곳을 건립했으며 올해도 13곳을 추가 건립할 예정이다.

해남=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