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를 향한 일곱 개의 시선… 박여숙화랑 사진전 ‘도시의 풍경’

입력 2011-01-18 17:39


도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따스함과 차가움, 가로수와 콘크리트, 소비와 사치, 허와 실이 공존하는 곳이자 현대문명이 집약된 곳으로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2월 1일까지 열리는 ‘도시의 풍경(Urban Landscape)’은 다양한 작업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7명의 사진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7가지 이미지를 제시하는 전시다.

①도시는 너무나 잡다한 모습을 안고 있다. 작가 구성수는 ‘매지컬 리얼리티’ 시리즈를 통해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의 풍경이 우리 삶의 단면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②도시는 초현실적인 미래 시점을 지향한다. 김도균은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실제 공간 같기도 하고 가상공간 같기도 한 현대도시의 이미지를 이중적인 건축물 사진작품으로 비유하고 있다.

③도시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기도 하다. 낯익은 것 같으면서도 낯선 느낌이 드는 까닭은 도시의 삶 속에는 현실과 상상의 미로가 항상 놓여있기 때문이다. 류정민은 겹겹의 지하공간과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구불구불한 도로 위를 지나는 자동차를 찍은 사진작품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길)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④도시는 가상공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박상호는 도시의 실제 풍경을 촬영한 후 이를 조합해 새로운 가상 공간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가상이지만 가상이 아닌 아이러니한 도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⑤도시는 무수한 사람들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익명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는 이미지를 담아낸 이지연의 작품은 소통 부재의 도시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⑥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도시는 가장 비인간적이다. 이창훈은 일상적인 건물들의 문과 창문을 지워버림으로써 오랜 타국 생활에서 느낀 소외감과 고립감, 대화의 창이 없는 대중 속의 고독을 표현했다.

⑦도시는 소리없는 작은 공간이다. 홍승희는 오브제를 이용한 작품에 주름을 만들어 작은 공간에서 체험하는 삶의 무게를 드러내고 있다.

출품작 대부분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오가는 작품으로 관람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는 어떤 모습입니까? 그곳에서 행복하십니까?”(02-549-7575)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