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위기를 향한 목회자들의 설교
입력 2011-01-18 21:40
[미션라이프]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잇따라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단 설교를 통해서다.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 국내 유명 목회자들의 추태와 추문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한국 교회의 신뢰도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지난주 여성도와의 부적절한 관계는 물론 고액의 사례비, 독단적인 거액 펀드투자 등의 행태가 알려진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의 경우는 선교나 구제에서 모범적인 교회였기에 충격의 여파가 컸다. 최 목사의 문제가 보도된 첫주일인 지난 16일 주요 교회의 주일예배 설교를 요약해봤다.
"목회자들의 연약함 인정해야"=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에베소서 4장 17~24절을 본문으로 한 ‘허무한 삶을 넘어서’ 제목의 설교에서 “목회자들이 행복한 목회를 하다가 하루아침에 수치에 빠지는 것을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다”면서 “저는 ‘다음엔 내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마음의 허리를 동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또 “거짓에서 비롯된 악한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자유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진리에서 비롯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가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둠은 빛으로라야만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직 기회가 있을 때, 하나님의 인내가 끝나기 전에 돌이켜야 한다”며 “허무함이 우리를 지배하기 전에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고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광염교회 조현삼 목사 역시 목회자들의 행태를 비판하기에 앞서 모든 목회자들의 연약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자신의 연약함을 시인하면 예수를 시인합니다’ 제목의 요한복음 18장 12~27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에서 “우리가 생각할 때 아주 훌륭하고 대단했던 사람들이 쓰러지고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고 생각하지만 베드로이기에, 연약한 존재이기에 그렇다”며 “우리 자신도 동일하게 예수를 부인하는 자리에서 넘어지게 된다. 그 사람이 넘어지는 자리에서 우리도 넘어지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조 목사는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부인하면 이내 예수를 부인하게 된다”면서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시인하면 예수님을 시인하는 은혜가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시대 행동하는 그리스도인 돼야"= 100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는 ‘연약한 베드로’가 아닌 ‘행동하는 베드로’를 조명했다. 사도행전 15:6~11을 본문으로 한 ‘베드로가 일어나’ 제목의 설교에서 이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하나님의 도구, 이것이 바로 베드로의 정체성이었다”며 “베드로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했을 때 분별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믿음의 항해를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추락할 대로 추락한 한국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시대의 베드로들인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는 목회자들의 자기 비움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만이 한국 교회의 신뢰도 추락이라는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달에 두 번 누가복음을 강해하고 있는 박 목사는 “우리 삶이 후패하더라도, 고난과 박해로 점철되더라도 우리의 기도가 전혀 응답되지 않더라도 우리에게 찾아오신 이 예수만으로 만족하자”고 당부했다.
"고난이 없으니 영광도 없는 것"=김동호 목사는 로마서 8장 17~18절을 본문으로 한 ‘장차 받을 영광’ 제목의 높은뜻푸른교회 예배 설교에서 “선배들의 고난 때문에 한국 교회는 영광스런 교회가 되었다”며 “그런데 오늘 한국 교회는 그 영광을 다 까먹고 오히려 수치스런 교회가 돼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수치스런 보도가 매일매일 교회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이같은 이유는 최근 한국 교회에 고난이 없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예수님 때문에 하나님 때문에 복은 많이 받았지만 예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위하여 받는 고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고난이 없으니 영광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목사는 “예전에는 고난 받기가 쉬웠다. 가만히 있으면 고난을 받았다”며 “지금은 고난을 자초해 받기가 어렵다. 교회는 모두 부요해지고 형통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를 위해 받는 핍박이 있어야만 한다. 말씀 때문에 보는 손해가 있어야만 한다. 그럴 때 하나님 때문에 받는 영광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