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평양 패권다툼] 中 군사력 위협적 팽창은 사실… 美 수준까진 수십년 필요

입력 2011-01-18 21:30

미국 국방부는 유일하게 중국에 대해서만 매년 군사력 평가 보고서를 낸다. 지난해 8월의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전략적 해상방어 범위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역에서 서태평양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제1도련에서 제2도련으로 영향권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해군의 경우 하이난다오(海南島)에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 기지를 건설했다. 독자적 항공모함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고, 10년 안에 다양한 항모 건조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미 항모 탑재기 조종사 50명의 훈련이 진행 중이라는 의견도 기술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 군사비가 공식 국방예산의 2배인 1500억 달러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은 지난해 6632억 달러를 썼다.

급격한 중국 군사력 팽창에 미국이 느끼는 우려는 이제 현실이 돼가고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패트릭 크로닌 연구원은 “항모킬러 ‘둥펑21D’ 배치는 냉전 이후 처음 미국 해군력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 미국 해군 소장은 “이는 중국 본토를 타격하려고 다가서는 미 항모를 중국이 먼저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전 세계 공해 상에서 실시해 왔던 군사훈련을 보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해군대학 제임스 크라스카 교수는 한 언론 기고문에서 둥펑21D가 5년 안에 서태평양을 지키는 미 핵항모 조지워싱턴호를 격침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10년 안에 서태평양의 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하는 군사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양국의 군사능력을 비교할 경우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최소 10∼20년은 더 걸린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미국 내 많은 전문가는 중국 군사력의 급팽창은 사실이지만, 시스템 운용 차원에서 중국의 해·공군력이 미국과 어깨를 견주려면 최소한 수십년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시험비행에 성공한 중국 스텔스 전투기 ‘젠-20’의 성능에 대해서도 평가가 다양하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개리 리 연구원은 “임무 수행 역량은 충분하지만 스텔스 능력 면에선 미 F-22 랩터보다 뒤져 아직은 미국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전 배치는 201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