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혹한 속에 발생한 여수산단 정전사태

입력 2011-01-17 21:11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어제 정전사태가 발생해 상당수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날 정전은 오후 4시10분쯤 발생해 20여분 만에 복구됐지만 GS칼텍스와 LG화학 등 20여개 업체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한다.

한전에 따르면 정전은 여수화력에서 여수산단 내 용성변전소로 이어지는 15만4000볼트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졌다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현재 관계당국에서 전압이 떨어진 이유를 파악 중이지만 대형 산업단지의 정전사태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특히 최근 이어진 강추위로 전략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것이 아닌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수국가산단은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중추적 집합체다. 대규모 장치산업들이 밀집해 있어 짧은 시간의 정전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석유화학 등 입주기업의 업종 특성상 일단 가동이 멈추면 다시 정상가동시키는 데 최소 1∼2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에는 낙뢰방지기 폭발로 2초간 정전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수백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2006년에도 3차례 정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평균 2년마다 정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산업단지에서 전력은 생명선이다. 그만큼 완벽하게 관리돼야 한다. 2008년 사고 당시 산단 내 일부 전력공급체계의 취약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고, 당시 정부와 한전은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안돼 이 같은 정전사고가 일어난 것은 대책이나 사후관리가 치밀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당장 중요한 것은 공장 가동을 조속히 정상화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번 정전은 유례없는 강추위 속에 발생함으로써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 아울러 사고 원인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원인 제공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전력공급 체계를 재점검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