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트래픽 폭증시대… 이통사들 “위기를 기회로”
입력 2011-01-17 18:16
업체별 사활 건 ‘네트워크 전쟁’ 대책 마련 비상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대비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17일 “올해 3세대(3G) 서비스는 물론 와이파이도 KT와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해 이동통신망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3G망 우위 속에 와이파이 등 우회망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SK텔레콤이 네트워크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와이파이는 물론 4G 이동통신 네트워크인 ‘LTE’망 투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기회 또는 위기?=분석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르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략 2013년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대수가 3300만대로 확대되고 이에 따른 무선데이터 트래픽도 현재 8만TB(테라바이트)에서 15배 수준인 115만TB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680만대가량이 보급된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전화에 비해 20배 이상의 무선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훨씬 많은 태블릿PC 보급이 확대되면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데이터 사용량 증가는 이통사에 음성통화량 둔화세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테이터 과부화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를 막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통 3사의 데이터 폭증 대비책은=SK텔레콤은 3G에 덧붙여 LTE망이 구축되면 늘어나는 데이터양에 대응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와이파이 등 우회망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는 향후 5년 동안 전체 무선데이터 트래픽이 현재의 30배 수준, 우회망의 데이터 트래픽은 100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와이파이는 제한된 지역에 많은 사용자가 몰릴 경우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우회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1만7000곳의 와이파이존을 KT와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대폭 확충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는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도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초고속 와이파이 및 초소형 기지국인 데이터 펨토셀 등에 과감하게 투자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와이파이망 대폭 확충’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KT는 현재 4만2000곳인 와이파이존을 올해는 10만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LTE를 포함한 차세대망 구축과 상용화 시기는 현재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1.8㎓)와 통신기술 방식(CDMA)의 차이 때문에 네트워크 인프라면에서 KT나 SK텔레콤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와이파이 확대와 LTE 조기 구축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