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폴딩 선교사, 전 세계 10억명 불교권 선교는 “종교 넘어 복음 자체인 예수 전해야”

입력 2011-01-17 18:08


전 세계 불교권 선교를 위해서는 종교로서의 기독교 복음이 아니라 복음 자체인 예수가 전달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특정 지역의 개인 복음화나 교회 설립보다 종족(민족) 복음화라는 목표를 향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7일 서울 회현동 성도교회에서 열린 ‘불교권 선교전략을 위한 세미나’에서 강사로 방한한 미국의 스티브 스폴딩(사진) 선교사는 선교 방법보다 선교의 근본적 원리를 제시했다. 철저한 네트워킹의 필요성과 함께 자문화 중심적 접근을 배제하자는 것이다. 스폴딩 선교사는 “불교권 선교를 위해서는 특정 국가와 문화가 반영된 기독교 복음이 아니라 현지 문화 속에서 복음의 정수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요한복음 3장 16절의 말씀이 불교권에 전달되면 이를 듣는 사람들은 그들 문화 속에서 수백 가지의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어떤 국가와 문화권에 복음이 전해지기 위해서는 선교사가 속한 문화가 전달돼서는 안 되며 오히려 현지인들이 자신들의 문화 속에서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폴딩 선교사가 ‘종족 복음화’를 위해 네트워크를 강조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명령’(마 28:18∼20)은 ‘가는 것’보다 ‘모든 민족의 제자화’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은 복음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교회가 타문화 속에서 하나의 지역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년이 걸린다. 그러나 수백 또는 수천개의 교회가 힘을 합하면 똑같은 시간에 수백, 수천개의 교회를 세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민족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불교권 인구는 최대 10억명으로 추산된다. 불교는 지역 문화에 스며들어 주민들의 삶 속에 녹아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 선교의 오랜 역사에서도 불교권 복음화율이 낮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이 유일하게 복음화를 이룬 국가로 꼽힌다.

스폴딩 선교사는 “이제 선교를 보는 관점 자체가 변해야 한다”며 “현지인들이 그들 문화 속에서 복음화와 제자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보와 전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가자들은 한국교회의 선교 양태가 교회당 세우기에 치중돼 왔고, 협력 정신이 결여됐으며, 원리보다 방법을 구가했고, 성육신적 선교에 소홀했음을 지적하고 성경적 원리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스폴딩 선교사는 국제OC선교회 부대표(국제사역팀)로, 불교권 선교전략가 네트워크인 ‘시넷(SEANET)’을 설립해 해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시아교회 지도자들과 기도와 학습,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