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北선교, 우리가 준비된 비전인데…” 새터민 신학생 10명-예장통합 북전문가 간담회

입력 2011-01-17 18:10


“이북 사람들 생각하면 제일 걱정되는 게 심리적 상처예요. 살기가 하도 어려우니까 마음이 비뚤어지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통일이 되면 마음을 보듬고 치유하는 선교가 중요할 거예요.” “기독교교육을 공부해 보니 통일 이후 이북 어린이 교육에 비전이 생겼어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에서 북한 선교에 관한 경험과 정보를 가장 많이 가졌다는 임원 십수명이 모였다. 그런데도 모두 “정말이냐” “그렇구나” 하며 귀를 기울인다. 북한 체제와 실상에 관해 가장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와 의견을 전해 줄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장신대) 학부와 신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10명의 새터민 학생들이다.

총회와 평북노회 산하 남북한선교통일위원회(통일위), 장신대 남북한평화신학연구소가 17일 광장동 한 식당에서 마련한 ‘새터민 신학생’ 간담회 자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반면 오가는 이야기들은 가볍지 않았다.

“공부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어려우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하나같이 “공부보다도 생활”이라고 했다. 학비는 이런저런 장학금 등으로 충당되지만 생활비는 각자 마련해야 하고, 특히 대학원에 진학하면 정부에서 나오던 생활비도 끊긴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나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 돈을 보내거나 모으는 학생들도 있었다.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 “북한 식량난이 어느 정도냐” “배급은 완전히 끊겼느냐” “한국 드라마를 본다던데 정말 가능하냐” 등 임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대부분 2000년대 중반에 탈북한 학생들이지만 알고 있는 한에서 최대한 설명하려 애썼다.

또 다른 고민은 당장 신대원을 졸업해도 교회 부목사 또는 전임전도사 자리를 얻기 어려운 현실이다. 평북노회 통일위 총무 류익현 목사가 시무하는 안양영락교회는 이곳 졸업생 중 한 명을 전임전도사로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받은 류 목사는 새터민 사역자에 대해 “어려서 역경을 겪어서인지 사명감과 책임감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남북한평화신학연구소장인 장신대 노영상 교수는 “통일 이후 또는 이르면 5년 내로 예측되는 북한의 개방 시점을 생각할 때 새터민 사역자들의 수요가 곧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새터민들만이 북에 들어가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정서를 어루만지며 선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역자를 더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원들은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했다. 총회 통일위 위원장 박광식 장로는 “총회가 존재하는 한, 통일이 될 때까지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겠다”면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사역해 준다면 남북 평화통일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