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진봉] 소셜 미디어와 정치의 만남
입력 2011-01-17 18:14
아이패드를 포함한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개발에 힘입어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단순히 개인 간 정보와 사진 교환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뜨거운 토론의 장이 되는 등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트위터에서 촉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마트 피자 논쟁, 트위터에 올린 청와대 수석의 글에 영향을 받은 듯 갑작스럽게 판매를 중단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트위터에 올린 블랙리스트 언급으로 인해 경찰서에 들락날락해야 했던 유명 개그우먼 사건에 이르기까지 소셜 미디어는 이제 이용자 간 단순한 재잘거림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압력의 수단이요, 여론 형성의 수단이 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활동을 적극 홍보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는 정치인들이 소셜 미디어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는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인터넷과 온라인 비디오를 선거 홍보물로 적극 활용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한 주지사가 소셜 미디어를 자신의 정치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어 화제다. 대표적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인 유튜브에서 이미 스타로 통하는 정치인은 뉴저지주의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다. 그가 정치 활동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린 한 영상물은 무려 89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세라 페일린의 활동 영상물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크리스티 주지사 측은 크리스티가 업무를 시작한 지난 1월부터 그의 정치활동과 메시지를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크리스티 주지사의 영상물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처럼 오락적인 요소가 가미돼 있기 때문이다. 그의 동영상은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처럼 리얼한 장면이 주를 이룬다. 마치 집에 있는 캠코더로 토론회 현장을 즉흥적으로 촬영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영상물은 진지하면서도 간간이 농담을 던지며 크리스티 주지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맺어진 친구들의 소개로 접하게 된 영상물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또 다른 친구들에게 급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이 보내주거나 소개한 영상물은 관심을 갖고 보기 때문에 영향력이 일반 텔레비전 프로그램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정치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유권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가 앞으로 유권자들과의 소통 여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최진봉(텍사스주립대 교수·저널리즘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