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계열사 첫 1000개 돌파… “중기업종에도 무차별 확장”
입력 2011-01-17 21:52
30대 그룹의 계열사가 사상 처음 1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은 자산 순위 30대 그룹의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69개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삼성, SK, 롯데 등 10대 그룹의 계열사는 2005년 350개에서 지난해 538개로 188개 늘어 30대 그룹 전체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 5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 편입된 계열사 160개 중 80.6%는 서비스업, 나머지는 제조업이다. 자산 순위 1위 삼성의 경우 신규 편입된 계열사 9개 중 반도체 장비업체 ‘지이에스’를 제외한 나머지 8곳이 ‘휴먼티에스에스’(시설경비업), ‘보나비’(음식점업), ‘테크윈에코’(환경관리시설설계시공업), ‘에스원CRM’(콜센터서비스업) 등 서비스업종에 속했다. ‘새한전자’(GS), 식음료업체 ‘한국음료’(LG), 인테리어용품 업체 ‘그린아이에스’(SK) 등 상당수 제조업체도 기존 하청업체였거나 주력사업과는 무관한 업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2005년 이후 대형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룬 데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를 폐지하면서 재벌그룹들이 무차별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소매업, 음식점 같은 대표적인 서민업종에도 돈이 된다 싶으면 발을 뻗고 있어 중소업체들이 설 땅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계열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와 롯데였다. SK는 2005년 말 54개였던 계열사가 지난해 84개로 늘어나 최다 계열사를 거느렸고, 롯데는 44개에서 74개로 불어나 SK와 GS에 이어 세 번째로 계열사가 많았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12월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식료품 회사 ‘블리스’를 설립하는 등 지난 한 해에만 16개 계열사를 신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