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너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한·미FTA, 두 나라 관계 진전시킬 것”

입력 2011-01-17 21:13


“지금 국내 경기 회복에 주력하는 미국 의회에서 관심을 갖는 거의 유일한 대외정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앞으로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중요시할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민간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풀너(70) 이사장은 17일 서울 행당동 한양대학교에서 ‘2011년 한·미 관계와 최근 미국 선거의 영향’이란 주제로 가진 특강에서 “한·미 FTA가 두 나라 관계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 객원교수이기도 한 풀너 이사장 강연에는 한양대 국제학 대학원생 40여명이 참석했다.

풀너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다수석을 확보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한·미 관계와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전망을 풀어냈다. 그는 “새로 구성된 미 의회가 자유무역을 매우 지지한다”며 “이런 상황으로 볼 때 FTA가 올해 안으로 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선 올해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도발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풀러 이사장은 “북한은 현재 김정일 부자의 권력 승계 문제와 경제난으로 어느 때보다 도발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위력을 축소한 핵무기로 통산 세 번째 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부시 정부 때만큼 강경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협상을 통한 대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듯했던 미국 정부는 현재 압박과 조건부 외교를 중심으로 대북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 정책은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풀너 이사장은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해 왔다는 게 지금 미 의회 내 일치된 견해”라며 “미국 정부가 강경 노선을 취하더라도 포용 정책을 요구할 세력이 현재 미국에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19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이 만났던 때(냉전시대)와 시대적 상황이 다르고 이후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만큼 양측이 당장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73년 헤리티지재단 창립 당시 이사로 참여한 풀너 이사장은 77년 이사장에 취임한 뒤 32년간 재단을 이끌어온 미국 보수진영의 대부로 통한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 한국을 방문한 그는 2002년 8월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