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포럼에서 논의된 한국선교 위한 대안들… 팀사역·리더십으로 연합, 분업화할 필요
입력 2011-01-17 17:49
국내 4대 선교포럼 중 하나인 방콕포럼이 지난 13일 막을 내렸다. 2004년 태국 방콕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8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그동안 다뤘던 주제를 재정리하고 이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전개했다. 선교사의 책무와 선교 구조, 리더십, 선교사 자녀 문제 등 현안들을 골고루 짚었고 2만명 선교사 파송 규모에 걸맞은 성숙한 선교를 위한 의견이 제시됐다. 주요 논점을 모았다.
◇선교사 책무=선교사의 책무란 선교사라는 직책 때문에 생기는 책임과 임무를 말한다. 여기엔 자신을 파송한 교회나 선교단체에 대한 책무, 선교지 주민들을 향한 책무가 포함된다. 포럼에서는 선교사 책무 조건으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 사역 내용과 재정의 투명성, 선교사 교육·훈련·선발 과정과 현지 가동 시스템 구축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선교 현장과 국내 본부 간 소통·반복적 교육과 훈련·선임지도자 훈련의 중요성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OMF 손창남 선교사는 “책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규정,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사는 선교사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선교지에서 활동 중인 선임이나 리더들이 본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사 자녀=한국 선교사 파송 30년 역사는 선교사 자녀(MK)들이 성장한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부모들이 자녀 양육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였다. 상당수 부모 선교사들은 서구 선교사들이 세운 선교사 자녀학교나 현지 학교에 보내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었고 이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선교사의 자녀라는 부담감 등은 전혀 해소되지 못했다.
반면 선교사 중에는 선교활동보다 자녀교육 문제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도 생기면서 미전도지역 대신 교육하기 좋은 대도시로 선교사들이 쏠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MK 문제는 선교사 가정의 개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선교 기관과 파송·후원 교회, 더 나아가 한국교회라는 공동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대두됐다.
포럼에서는 MK에 대한 관심의 목표를 참된 그리스도인,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 글로벌 시대에 맞는 국제인 등에 두고 부모와 파송기관, 현지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선교사 부모들이 확실한 교육철학을 갖고 자녀를 양육하자는 의견을 비롯해 ‘치맛바람’이 선교사 부모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기적 세미나와 재교육 실시, MK 관심 환기를 위해 지역교회에서 열리는 선교 프로그램과 선교학교 등에도 MK 이슈가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안했다.
◇팀사역&리더십=건강한 선교를 위해서는 건강한 구조가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의 필수 구조로 팀 사역과 리더십을 꼽는다. 좋은 리더십은 좋은 팀을 만든다. 개교회나 선교사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람보식’ 선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현대 선교의 특성상 선교사 혼자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돼 있다. 따라서 파송 단체와 교회가 달라도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면 서로 연합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국제 선교단체일수록 팀사역과 전문성을 강조한다.
포럼 참가자들은 효과적인 팀 사역을 위해 사역 내용보다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팀 스피릿 공유, 선교사간 충분한 대화 등을 요청했다. 또 리더십을 세울 때에는 검증할 메커니즘이 가장 중요하며 합당한 과정을 거쳐 세워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포럼 참가자들은 내년 포럼 주제안도 내놓았다. 선교지 이양과 부동산 문제 등 민감한 주제부터 선교의 총체적 접근, 차세대 선교사, 통일 한국의 선교, 은퇴 선교사 자원 활용, 선교사 윤리문제 등 15가지 주제가 나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