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진기지 왜 만드나] 마케팅·물류·연구개발까지 농식품류 수출 ‘날개’ 단다
입력 2011-01-16 19:05
농식품 수출전진기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출 허브’다. 정부는 전문성을 갖춘 수출전진기지에서 마케팅, 시장조사, 물류, 상품 연구개발을 맡는다면 개별업체가 각개전투를 하는 것보다 한층 파괴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우리 농식품 수출에 ‘날개’를 달아준다는 분석이다.
16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 농식품의 전체 수출액은 2006년부터 연평균 12.0%씩 성장하고 있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세계 시장이 침체를 겪었음에도 6.9% 성장했다. 지난해 1∼11월 수출액은 5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했다.
특히 중국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은 소득 증가, 잇단 식품 안전사고 등으로 수입 농식품 시장이 연평균 18.9%씩 커지고 있다. 우리 농식품의 대(對) 중국 수출액은 2006년 3억3395만 달러에서 지난해 (1∼11월) 6억9120만 달러로 106.9%나 증가했다. 정부가 중국 칭다오에 첫 수출전진기지를 만드는 이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중 FTA 체결까지 감안한다면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수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한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2008년 타결한 WTO 농업협상 초안은 선진국의 경우 2013년까지, 개도국은 2012년까지 농식품 수출에 지원하는 물류 보조금을 철폐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농식품 수요가 늘면서 현지 물류시설이 낙후한 신흥시장에 우선적으로 수출전진기지를 만들어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러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유력한 후보지다. 제2의 중국이 되리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1∼11월 러시아로 수출한 우리 농식품은 2억1130만 달러였다. 러시아는 우리 돼지고기의 주요 수출시장이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지난해 1∼11월 우리 농식품 수입액이 6억3970만 달러에 이른다. 동남아시아는 주로 인삼, 과일, 가공 농식품을 수입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유럽 등에는 ‘맞춤형 수출전진기지’를 늘려갈 생각이다. 선진국의 경우 마케팅과 상품 연구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